편견을 깨는 여행, 푸꾸옥
LETTER. 64
푸꾸옥에서 온 편지
23.JAN.2025

푸꾸옥에 대한 편견

솔직히 말해 나는 푸꾸옥에 대해 편견 아닌 편견을 갖고 있었다. 내게 푸꾸옥은 호화로운 리조트가 가득한 심심한 휴양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푸꾸옥을 여행한 후에는 마음이 완전히 달라졌다. 한 마디로 '푸꾸옥 = 호캉스'라는 공식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그럼 푸꾸옥에서 호캉스 말고 뭘 해야 하냐고? 푸꾸옥에서 꼭 해봐야 할 7가지로 정리해 봤다.


1️⃣ 그랜드 월드 푸꾸옥에서 곤돌라 타기

'베트남의 베네치아'라는 수식을 갖고 있는 그랜드 월드 푸꾸옥. 직접 방문하기 전에는 조악한 세트장 느낌이 아닐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보다 훨씬 큰 규모와 리얼한 풍경에 베트남의 베네치아라는 표현이 과언이 아님을 실감했다.
‘일단, 곤돌라부터 타야지’ 이탈리아 여행에서 시간이 없어 곤돌라를 못 타본게 두고두고 아쉬웠는데, 푸꾸옥에서 곤돌라를 타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뱃사공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이 멋진 배경에서는 무조건 사진을 남겨야한다며 수십장의 사진을 열정적으로 찍어주었다. 덕분에 멋진 사진도 남기고, 주변의 알록달록한 유럽풍 건축물과 시계탑까지 여유롭게 돌아봤다.
저녁을 먹고 나니 어느덧 분수쇼가 시작될 시간. 명당자리로 통하는 카페와 레스토랑도 있지만, 고맙게도 그랜드 월드의 분수쇼는 어느곳에서 보아도 멋져서 굳이 자리 쟁탈전이 필요 없었다. 수십 대의 곤돌라와 화려한 네온 장식을 한 무용수들의 공연은 공짜로 본 것이 미안할 정도로 근사했다.

2️⃣ 푸꾸옥에서 찐맛집 찾기


푸꾸옥 여행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맛집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로컬 맛집'. 특히 그랜드 월드 같은 관광명소에서는 더 그랬다.
겨우겨우 지도로 괜찮아 보이는 식당 하나를 찾았다. 바다 방면으로 한참을 걷다 보니 생각보다 더 멋진 레스토랑이 나타났다. 바로 옆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때마침 노을이 지고 있어서, 값비싼 비치프런트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뷰를 보며 저녁을 즐겼다. 한국에서는 커피 한 잔 값일 가격으로 즐기는 맛있는 베트남 요리와 시원한 맥주. 여기에 멋진 바다 풍경까지 즐길 수 있다니. 푸꾸옥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3️⃣ 파도 소리 들으며 노을에 취하기


사실 이번 푸꾸옥 여행은 특별한 계획도, 준비도, 기대도 없이 떠난 것이라 그만큼 정보도 없었다. 그러다 여행 중 우연히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다는 ‘옥센 비치 바(OCSEN Beach Bar)’라는 곳을 알게 되어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달려갔다.
비치 바에 도착하자 아슬아슬하게 해가 바다 위로 떨어지고 있었는데 모래사장 위에 대충 던져 놓은 빈백에 기대어 사이공 맥주부터 시원하게 들이켰다. 붉게 물든 하늘과 그 색을 그대로 반사하는 바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소리와 기분 좋은 음악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그 순간. 푸꾸옥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4️⃣ 푸꾸옥의 동쪽 바다 즐기기

길쭉한 모양을 한 푸꾸옥 섬. 대형 리조트와 관광지, 테마파크는 주로 서쪽의 바다에 모여 있는데, 현지인에 따르면 푸꾸옥에서 진짜 아름다운 바다는 동쪽에 있다고 한다. 특히, 동쪽에 위치한 켐 비치와 사오 비치는 푸꾸옥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히는데 새하얀 모래사장과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 야자수 풍경은 마치 우리가 꿈꾸는 낙원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만 같았다.
푸꾸옥에서 가장 유명한 사오 비치도 좋았지만 내 취향은 켐 비치였다. 켐 비치 바로 앞으로는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비치 바와 레스토랑이 모여 있어, 간단한 음료나 음식을 주문하면 모래사장 위 선베드, 해먹도 내 것이 된다. 투명한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놀다 선베드에 누워서 책을 읽고 또 스르륵 잠이 들기도 하며, 꿈꿔왔던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5️⃣ 선셋 타운에서 인생 사진 찍기

푸꾸옥에서 요즘 가장 핫한 동네는 남부다. 선셋 타운이라 불리는 이 일대는 이탈리아를 모티브로 조성된 테마 파크같은 공간인데, 어설프게 흉내 낸 정도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한 마을을 그냥 옮겨놓은 것만 같다.
베네치아 산 마르코의 종탑을 닮은 중앙 시계탑, 로마의 콜로세움이 연상되는 케이블카 역, 유럽 풍의 건축물 사이로 난 계단과 분수대, 흐드러지게 핀 꽃과 하늘 높이 뻗은 야자수, 그 너머로는 푸른 바다와 케이블카까지. 마치 동화 속 마을에 들어온 듯 하다.
선셋타운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라고 해도 '키스 브리지'다. 다리의 중앙에 다다르니 ‘키스 브리지’라는 이름처럼 두 다리는 닿을 듯 닿지 않는 구조가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냈다. 그 사이로 절묘하게 떨어지는 일몰을 바라보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푸꾸옥은 훨씬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싸한 대형 리조트들만 있는 재미없는 휴양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미안해질 만큼.

6️⃣ 푸꾸옥 야시장으로 밤마실 가기

설계한 사람을 칭찬해 주고 싶을 정도로 선셋 타운의 동선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케이블카 선착장에서 키스 브리지로 홀린 듯 걸어갔는데, 키스 브리지 출구로 나가니 어느새 부이 페스트 야시장이 나타났다.
푸꾸옥에는 3개의 야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부이 페스트 야시장은 제일 최근에 생긴 곳이다. 그래서인지 점포들이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져 있고 베트남의 로컬 간식과 생과일주스 등 먹거리도 다양한데 대부분 정찰제라 바가지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베트남 최초의 해변 야시장이라는 수식답게 바로 옆으로는 바다까지 보인다. 연기가 자욱하도록 구워내는 꼬치구이는 한국 돈으로 천원 남짓. 여기에 시원한 맥주를 함께 마시며 푸꾸옥의 밤을 즐겼다.

7️⃣ 리조트에 콕 박혀 호캉스 즐기기

푸꾸옥에서는 한국 돈 10만 원 정도면 드넓은 수영장에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멋진 대형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다. 이 가격에 이런 호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리조트에서 해야 할 미션은 단 하나. 아침부터 밤까지 온전한 호캉스를 누리는 것이다. 조식 뷔페도 최대한 천천히 느긋하게, 눈부신 태양 아래 질리도록 수영도 하고 선베드에 누워서 낮잠도 자보고, 저녁에는 멋지게 차려입고 리조트에서 디너도 즐기면서 그동안 수고한 나 자신을 위해 선물 같은 시간을 선물해 주자.

🧳 여행자 '릴리'
주로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고 책을 쓰는 N년차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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