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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은 딤섬이었다. 친구와 딤섬을 먹다가 일본 여행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날 저녁 바로 비행기표를 끊었다.
여행지는 교토. 어디에 베이스캠프를 두면 좋을까 고민하다, 액자 정원이 있는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마치 정령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신비롭고 인상적인 풍경. 액자 정원에 마음을 빼앗긴 우리는 그렇게 오하라 마을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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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마음을 빼앗은 오하라 마을의 액자 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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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들의 여행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여권 만료일을 깜빡한 친구가 긴급 여권을 받고서야 오사카행 비행기에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다.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 역으로 향하는 하루카 특급열차를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두었는데 여기서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다. 긴급 여권으로는 발권기 이용 불가. 결국 티켓 창구에서 교환을 받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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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교토 역까지 가는 하루카 열차 탑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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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공항에서 1시간 20분을 달려 도착한 교토. 우리의 목적지인 오하라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교토 역에서 17번 버스를 타고 1시간가량 더 이동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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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에서 오하라 마을 가는 방법 가와라마치 역 3B번 출구 앞에서 17번 버스를 타고 종착점까지 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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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번 버스의 종점. 어둠이 내린 오하라 마을 정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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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라 마을의 첫인상은 ‘시골'이었다. 버스를 타고 도착하니 저녁 7시가 좀 넘었었는데 마을에는 어둠이 일찍 찾아와 있었다.
지도를 열어보니 숙소까지는 걸어서 13분. 8시까지 도착해야 숙소에서 제공하는 저녁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길을 나서보았지만, 가로등도 드문드문한 시골길을 걷다 보니 이상하게 긴장이 되었다.
누군가 캐리어를 드르륵드르륵 끌며 어두운 비포장도로를 걷는 우리를 보았다면, 사뭇 비장한 기운마저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숙소에 미리 연락을 했다면 정류장으로 픽업을 와줬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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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덥지근한 날씨에 캐리어를 끌고 비포장도로를 걷다 보니 13분이 매우 길게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료칸이 눈앞에 나타나자 안도와 반가움이 몰려왔다.
숙소는 한 마디로 너무나도 일본스러웠다. 정원을 끼고 있는 디귿자형으로 이뤄져 있어, 방으로 향하면서도 언뜻언뜻 정원을 볼 수 있었고 어둑한 밤인데도 분위기가 대단했다. 마침내 방 문이 열린 순간. 정면으로 펼쳐져 있는 정원 뷰를 보고 우리는 양손으로 입을 가린 채 발을 동동 구르며 “대박! 대박!”을 외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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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호센인의 액자 정원에 마음을 빼앗겨 오하라 마을 여행을 결심했건만, 정작 호센인은 방문하지 않았다. 방 안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녹차를 마시는 것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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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차는 방 안에도, 식당에도 준비되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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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의 저녁 메뉴는 미소 샤브샤브. 넓은 뚝배기에 담긴 미소 육수와 신선한 버섯, 야채, 닭고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셀프바에는 멸치볶음과 낫또처럼 가정식 느낌에 감칠맛까지 좋은 밑반찬도 있었다.
사실 오래된 료칸이라 방 컨디션만 보자면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이 맛있는 음식 덕분에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오하라 노 사토 온센은 다른 료칸에 비해 가격이 꽤 저렴한 편인데 우리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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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 육수가 아주 진하고 맛있었던 미소 샤브샤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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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념을 얹었을 뿐인데 삶은 무가 매우 맛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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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노천탕은 산 바로 아래 있는 큰 가마솥이다. 선녀탕이라고 불리는 탕 안에 들어가면 누구나 선녀가 될 수밖에 없는 곳이다. 고개를 들면 단풍나무 잎이 드리워져 있고, 그 사이로 청명한 하늘이 드러난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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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머문 날엔 아쉽게도 달을 볼 수 없없는데, 보름달이 밝은 밤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며 고요한 숲속에서 노천을 즐겼다. 숙소 주인이 말하길 단풍이 든 11월쯤 최고의 노천이 될 것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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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라 마을에서 맞이한 첫날 아침. 마을을 둘러볼 겸 동네를 목적 없이 걸었다. 날이 밝으니 밤에는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 보였고, 구간마다 풀냄새, 흙냄새, 백합 향기 등 다른 냄새가 났다.
길가에 핀 작은 꽃과 버섯도, 우리나라 것과는 생김새가 다른 소나무와 무궁화도 봤다. 걷다 보니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어린이 공원도 나타났는데 우레탄이 아닌 잔디 바닥의 공원은 너무나도 오랜만이었다. 신이 난 우리는 바람을 가르며 그네를 타고 철봉에 매달려 동네 아이들보다 더 신나게 놀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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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라 마을을 여행한다면 기왕이면 금/토/일요일에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미리 알아보지 않고 여행을 결정해 월요일과 화요일에 머물렀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다. 사실 우리에겐 꼭 가야 할 관광 지도, 맛집 리스트도 없었고 그래서 더 자유롭고 행복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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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순간순간을 즐기고, 여유로운 시간 안에 머물며 느끼는 행복. 오하라 마을에서 느낀 이 작은 행복은 복잡한 교토 시내에서도, 서울의 중심에서도 한동안 계속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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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 '마유라' 지금의 행복과 평안함에 머물고자 하는 요기니이자 하타요가 안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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